▲ 김송석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강원종합복지신문 김 송 석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우리나라 복지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생애주기별’복지다. 생애주기별 복지란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생의 단계에 따라 필요할 수 있는 복지 욕구를 사회적으로 적절히 해결해주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면 영•유아기에는 돌봄, 아동기에는 건강한 성장, 청장년층에는 취업, 노년층에는 노후 생활보장과 의료 등 각 생애주기에 특화돼서 필요한 사회복지 서비스가 있다. 생애주기별 복지는 이러한 특화된 서비스를 생애주기별로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지칭한다. 하지만 생애주기별 복지를 이렇게 평면적으로만 이해한다면 생애주기별 복지가 중요한 ‘진짜 이유’를 자칫 놓칠 수 있다.

생애주기별 복지의 보다 입체적인 의미는 예방적이고 투자적인 복지의 개념과 관련이 있다. 삶의 주기에서 앞선 주기의 복지 욕구를 얼마나 적절히 해결하느냐가 뒤에 오는 주기의 복지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생애주기별 복지의 이론적 근간이다. 복지 욕구는 생애주기마다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연결되며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중요한 사실은 그러한 욕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복잡하고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주 어린 시기에 가족의 경제적 여건의 차이로 발생한 작은 발달상의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 더욱 큰 격차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생애주기별 복지의 핵심은 예방적인 접근에 있다. 뒤에 오는 생애 주기의 복지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법은 앞의 주기의 복지 욕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예방적 복지는 투자적 복지다. 왜냐하면 미리 선제적으로 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나중에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과 노력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성인기의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드는 비용과 노력에 비해서 영•유아시기에 건강한 애착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것은 훨씬 비용 효과적이다 (이봉주, 2015).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 장애인복지는 .여전히 보호와 자립이라는 1980년대 시혜적 복지의 틀을 답습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장애인식이나 물리적 환경 그로 인한 장애본인들의 심리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분명히 표면적인(법과 제도 등) 변화는 진행되었다. 그러나 잠재적 변화에 대한 지표나 만족도 등에 대한 객관적 증거에 주목한 내용을 찾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삶의 질과 관련된 장애본인들의 생애주기별 복지는 이제 막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며 그 대상 역시 일부장애인에 그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2014년 11월 - 12월 4차에 걸쳐 장애성인 44명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 한 3% 장애인영농사업단 근로자 확보를 위한 장애인 및 부모캠프의 결과에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약술하면 첫째, 학령기이후(전공과 포함) 장애성인의 진로는 거의 막힌 실정으로 대다수 일거리 없는 재택장애인으로 전락하며 중증장애인 경우 더더욱 심각하다. 둘째, 참가 장애인부모 모두는 장애자녀의 직업보다는 평생일자리를 원하고 있고 직업을 통한 보수보다는 여가활동을 통한 사회생활영위를 선호하였다. 셋째, 학령기교육이후 계속교육의 기회와 실생활 중심의 학습 곧 쓰임새 중심의 학습과정을 원하였다. 넷째, 참가 장애인 및 학부모의 67%가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나 장래에 대한 기대치가 낮으며 학령기 이후 장애성인들의 기본적인생활유지(먹고, 자고, 싸고, 놀고)방식조차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섯째, 참가부모의 51%가 장애자녀와 평생을 보내고 싶지는 않다는 반응과 함께 생활시설과는 다른 시설의 출현을 원하고 있었다. 이런 맥락에서 평생학습을 ‘모든 이의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한 학습’이라고 볼 때 장애인 역시 평생학습차원에서 존중받아야 할 삶의 주체로서 목적대상이 되며, 자율성을 지향하는 존재로 인식되어야 한다.

따라서 장애인에게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인간학습의 소산인 문화적 공생가치를 상승시키는 일이 되고, 이것은 21세기의 시대적 요구로서 평생학습 이념과 가치를 조화 있게 구현하는 것임과 더불어, 사회․문화적으로 장애인을 성숙시키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박원희, 2002).

이를 종합하면 그동안 특수교육을 포함한 모든 교육이 지향했던 이론바탕의 지식중심교육에서 쓰임새를 위한 지식활용중심교육으로의 시대적 변화조류에 합류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반복되는 말이지만 생애주기별 복지를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생의 단계에 따라 필요할 수 있는 복지 욕구를 사회적으로 적절히 해결해주는 방식이라고 한다면 그 최초 대상은 당연히 사회적 소외계층의 대표적 실체인 장애인이 되어야하며 시혜의 차원이 아닌 예방적이고 생산적이며 자율적어야 한다.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며 행복은 복지이며 복지의 최종점은 자유 함이기 때문이다.

“느낌으로 알지만 표현이 서툴러 관계 맺기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에게 보살핌보다는 헤아림으로 그의 그 됨을 존중하여 나름대로 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최대한 법적보장과 실천을 통해 현실화 해주는 것” 이것이 바로 장애인 평생교육‧복지의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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