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종합복지신문 김재봉 기자] ‘결식아동’ 결식아동은 1일 1회 이상 끼니를 거르는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의미하며, 초등학교 입학 전후를 기준으로 학령전 아동과 학령기 아동(학생)으로 구분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배우 송강호는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를 했다. 영화속의 “밥은 먹고 다니냐?”란 대사는 사람의 정을 느끼게 만들어 준다. 전 세계 공통어이겠지만, 특히 한국인에게 ‘어머니’란 단어에 눈물이 배어 있듯이 ‘밥’이란 단어는 ‘정’을 안고 태어난 단어다.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많은 수의 아이들이 밥을 굶고 있다. 매년 음식쓰레기물이 몇 백만 톤이 생겨서 사회문제라고 하는데 정작 밥을 굶는 아이들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다가오면 학교급식을 먹을 수 없어서 걱정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밥을 굶는 것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라, 분명히 어른들의 잘못이다. 2015년 기준 서울시교육청에서 파악된 결식아동 급식현황을 살펴보면 43,118명의 아동이 밥을 굶고 있다. 결식아동을 전국 단위로 조사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2017년 1월 현재 전국 결식아동 급식단가를 보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강원, 충북, 충남, 경남, 제주’ 지역은 한 끼 4000원, ‘대전, 광주, 울산, 경북, 전남, 전북’ 지역은 한 끼 3500원, 경기도는 한 끼 4500원으로 책정되어 있다.(출처 sbs 8시 뉴스 ; 현실성 없는 급식지원)

결식아동들은 방학동안에 이 비용을 꿈나무카드로 지급받아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는 꿈나무카드를 받는 곳이 적고, 한도가 한 끼 기준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요즘 백반 한 끼도 5000~6000원 정도하므로 밥보다는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과자로 끼니를 때우는 아동들이 많다.

성남시는 꿈나무카드를 발급해 결식아동들이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보다 균형잡힌 맛있는 도시락을 배달하고 있다.

결식아동은 소년·소녀가장이나 생계유지형 맞벌이 부부, 건강 이상 등으로 자녀들을 돌볼 틈이 없는 저소득 가정인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는 흔히 결식아동 하면 쌀이 없어 밥을 굶는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식아동은 밥을 굶는 아동이라기보다 아동으로서 누려야 할 보호받을 권리가 박탈된 아동이라고 봐야 한다.

유엔 아동권리선언과 아동의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에 의하면 아동은 폭력이나 공포, 학대나 방임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

한국사회는 결식아동에 대한 개념정의를 쌀이 없어서 밥을 먹지 못하는 아동이 아니라, 부모나 사회로부터 생존에 필요한 끼니를 거를 수밖에 없는 가족환경을 가진 아동으로 보아야 한다. 즉 사회는 아동들이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을 수 있는 가족환경과 밥을 먹기 위한 쌀이 충분히 공급되는 지역민을 위한 보편복지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학생들에게 중식지원을 시작한 1989년 첫해 결식아동의 수는 8,546명이었다. 약 10년 뒤 1998년에는 13만9,280명으로 늘어난 결식아동은 지난 2001년 16만4,000여명으로 늘어났다. 교과부가 중식지원을 시작한 이후 11년 만에 20배나 증가한 것이다.

결식아동의 사례를 몇 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 구로구에 살고 있는 영식(11)과 영민(9) 형제는 병원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가 밤 늦게 귀가하는 바람에 제때 식사를 못하고 있다. ㅎ학교에서 갖다 준 쌀자루는 뜯어지지도 않은 채 부엌 한구석에 놓여 있다. 동생 영민이가 배고프다고 하면 영식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물을 끓여 컵라면을 주는 것이 고작이다.”

방학중 결식아동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서울 난곡동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인 기민이는 수년전 부모님이 이혼 후 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방학이 시작되면서 끼니를 굶는 경우가 늘었다. 경기도 양평의 한 건설현장에 다니는 아버지는 출퇴근이 힘들어 2~3일 걸러 집에 들어온다. 아버지가 집을 나서면서 전기밥통에 해놓은 밥이 떨어지면 기민이는 비좁은 단칸방에 누워 잠을 청한다. 학교에서 방학 중 식사를 하라고 나눠준 동네지정 분식집과 중국집 식권이 있지만, 유난히 내성적이고 자존심이 강한 기민이는 공짜 밥을 먹는 것이 굶는 것보다 더 싫다고 한다. 특히 지난 겨울방학 때 한 친구가 중국집에서 밥을 먹다가 같은반 아이들에게 들켜 왕따 당하는 것을 본 뒤부터 더욱 식권을 들고 분식집이나 중국집 가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현재 급식 지원체계는 교과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 되어 있다. 교과부는 지난 1989년부터 점심을 지급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복지부가 저녁을 지원하고 있다. 교과부는 복지부에서 국민기초생활법을 이미 시행하고 있으므로 통합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복지부는 통합으로 가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당장 시행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결식아동에게 방학 중 급식을 지원하는 문제점 중 하나는 결식아동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상품권이나 카드형식의 급식지원이다. 결식아동 가족이 지원받은 상품권을 현금화해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실질적인 급식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일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급식소, 식당 이용도 학생들이 기피하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방학중 결식아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복지부는 정확한 현장 실태파악을 통해 결식아동과 지원기관, 지원방법을 파악한 뒤 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 등 종합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 또한 지역민들은 이웃에 발생되고 있는 결식아동들을 ☎1366-1377 신고센터로 접수해 복지부가 결식아동 보호와 급식지원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김재봉 기자  kimjai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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