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종합복지신문 김재봉 기자]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미혼여성들은 결혼을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는 의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전국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미혼남녀의 출산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17.8%가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답해 전년 14.4%보다 3.4% 증가한 것이다.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답변 중 여성은 22.5%, 남성은 13.1%로 나타났다.

이는 미혼남녀 6명 중 1명은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의미이며, 여성 미혼자는 4명 중 1명꼴로 결혼을 해도 출산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를 통해 미혼남녀가 생각하는 평균 출산 시기는 결혼 후 1년 9개월이며, 희망자녀수는 1.9명으로 나타났다.

미혼남녀들이 2명 정도의 자녀를 낳고 싶어 하지만 출산으로 인한 일과 가정 양립을 장애물(27.5%)로 느끼고 있었으며,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26.7%)과 결혼의 지연과 기피의식(19.1%) 등을 원인으로 언급했다.

또한 남녀 다수(68.3%)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정부의 저출산 정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저출산 정책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을 성별로 구분하면 남성의 51.6%, 여성의 44.4%가 정부의 정책에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중 남성 29.3%는 출산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보육지원(29.3%), 주거지원(14.9%), 결혼지원(13.1%) 등의 답변이 나왔다. 여성은 보육지원(33.7%), 출산지원(26.7%), 주거지원(10.6%), 경력단절 예방 지원(10%)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조사한 ‘동아시아 국제사회조사 참여 및 가족태도 국제비교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과 출산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 자체가 지속적으로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지난 2006년 조사에서 ‘결혼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질문에 찬성(전적으로 찬성 + 상당히 찬성 + 약간 찬성)이라고 답변한 여성은 12.4%였으며 남성은 8.1%였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6년 여성은 24.4%, 남성은 17.2%로 나타나 2배로 높아졌다.

결혼에 대해서도 ‘결혼한 여성이 결혼하지 않은 여성보다 더 행복하다’는 질문에 찬성이라고 답한 여성은 2006년에 55.2%였지만, 2016년에는 46.4%로 하락했다. 동일한 질문에 남성 역시 2006년 59.4%에서 2016년에는 46.4%로 하락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결혼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불평등과 부담이다. 남녀평등에 관한 사회적 인식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현실의 벽은 높다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인식이 2006년에는 32.4%에서 2016년에 53.5%로 크게 상승했지만 실생활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2016년 11월 OECD통계에 의하면 한국 남성은 하루 평균 45분 가사를 분담하는 반면 여성은 이보다 5배 많은 227.3분을 부담하고 있다. 가사와 바깥일을 모두 합한 일일 총노동시간은 여성이 500.6분이며, 남성이 466.9분으로 여성이 30분 더 많다.

하지만 양성평등 개념이 높은 스웨덴의 경우 일일 총노동시간은 여성이 475.2분, 남성이 475.9분으로 나타났다. 한국 남성이 조사 대상 OECD국가 중 가사분담 시간이 137.6분으로 최하위를 차지한 것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는 현실이 있는 것도 원인으로 추정된다.

한국 외에도 남성들의 가사분담 시간이 하위그룹에 있는 일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도 남성의 유급 노동시간이 길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한국사회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녀의 문제를 떠나 일·가정의 양립을 위한 사회 전체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김재봉 기자  kimjai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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