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종합복지신문 김재봉 기자] 2017년 새해가 밝으면서 주요 대선주자들이 앞 다투어 복지를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를 어떤 방식으로 늘려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이하 내만복)의 김종명 의료팀장은 “암 걸려도 병원비 100만 원 넘게 내지 말자”는 주제를 통해 병원비 걱정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이며, 병원비로 인해 가계 파탄의 위협이 상존하지만 국민건강보험(이하 건강보험)이 작동되지 않아 성금이나 모금 같은 사적 후원에 의지하거나 비싼 민간 의료보험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건강보험 보장성에 소홀했다고 언급했다. 이명박 정부부터 의료 서비스를 산업적 시각으로 접근하다보니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보다는 의료 영리화나 민간 의료보험 활성화에 매진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건강보험의 보장률이 57%(2003년)에서 65%(2007년)까지 확대됐으나 이후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이명박 정부 말기 보장률은 62.5%로 줄었고,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는 63.2%를 기록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했던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 보장 약속은 정권 초반부터 실종됐고, 대신 영리 자회사 허용, 의료 관광 활성화, 민간 의료보험 활성화 등이 등장했다.

내만복의 김 팀장은 “건강보험이 국민의 의료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자 민간 의료보험 시장은 급격히 팽창했다.”고 주장하며, “2007년에 본격적으로 판매된 실손 의료보험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에 급격히 늘어 전체 국민의 70% 이상이 가입했다.”고 주장했다. 실손 의료보험, 암보험, 질병보험, 어린이 보험 등 민간 의료보험에 가구당 평균 4.8개씩 가입하고 월 평균 28만8000원을 지출하고 있다. 하지만 실손 의료보험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100세까지 보장해준다는 실손 의료보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100세까지 보험료를 내야 한다. 보험을 갱신할 때마다 실손 보험료는 급격히 오른다. 실손 의료보험의 위험률 증가는 3년 마다 20% 내외에 이르며, 이는 건강보험률 증가보다 높다.

내만복의 주장에 따르면 실손 의료보험료는 건강보험료보다 보험료 부담이 커 효용적이지 않으며, 실손 의료보험과 같은 민간 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전액 부담해야 하지만, 국민건강보험에서는 가입자가 직접 부담하는 몫이 대략 55%정도임을 지적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은 재원의 3%만 운영비로 사용하지만, 민간 의료보험은 20~30%를 사업비로 사용하고 있다. 더욱이 실손 의료보험은 나이나 위험에 비례하므로 노인, 환자, 장애인 등의 보험료가 매우 높거나 또 가입자체가 거부되기도 한다.

실손 의료보험의 문제점은 국민들의 병원비 부담을 전혀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손 의료보험이 본격 출시된 2007년 국민이 직접 부담한 의료비는 22조원이었다. 전체 국민의 60% 이상이 실손 의료보험에 가입한 2014년 국민이 직접 부담한 의료비는 38조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실손 의료보험 가입률이 거의 포화상태이지만 가게의 병원비 부담은 줄지 않았다. 이는 실손 의료보험이 젊고 건강한 사람만 선별해 가입시키고, 기존의 질병과 기왕력이 있거나 의료비 지출의 가능성이 높은 노인들을 배제한 결과다. 여기에 실손 의료보험은 새로운 비급여의 팽창을 가져와 전체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손 의료보험의 이러한 적폐에도 불구하고 민간 보험사는 실손 의료보험을 ‘제2의 국민건강보험’으로 추켜세우며 국민건강보험과 대등한 지위를 부여하려고 한다. 민간 보험사는 비급여 관리를 이유로 의료기관에 대한 규제, 진료비에 대한 심사평가 등의 권한을 확보하려고 한다. 이럴 경우 국민건강보험과 실손 의료보험이 경쟁하는 의료 체계가 형성되고 보건의료 체계는 민간 보험사 중심의 민영 의료체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내만복 김 팀장은 건강보험이 온전한 사회보장 제도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 보장률을 최소 80% 이상으로 높이고, 병원비 부담이 큰 입원비를 중심으로 보장률을 확대해 암에 걸려도 ‘입원, 외래, 약값’의 부담 총액이 100만 원 이상 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대한민국 입원 보장률은 60% 수준이지만, 대부분의 유럽 복지국가의 입원 보장률은 90%를 넘어 스웨덴 98%, 네덜란드 98.7%, 프랑스 93%, 일본 90.5% 등을 나타내고 있다. 높은 입원 보장률에 더해 대부분의 복지국가들은 연간 본인 부담 상한제도 시행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은 다음호에서 계속-

김재봉 기자  kimjai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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