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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만의 길 걷기 2
  • 정은미 교육학 교수 한국장애인가족문화연구소장
  • 승인 2018.05.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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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립장애인직업 재활시설 3% 농장을 운영하시는 K 교수님이 로고로 사용할 그림을 주문하셨다. 지니(가명, 필자의 자녀)와 도안을 고안해 보면서 팔짝 뛰는 모습을 그려보자고 해보았는데, 동작 표현이 잘 안 되었다. 샘플이 될 만한 모델을 찾아보다가 대학교 입학 기념으로 엄마와 단둘이 여행하면서 찍었던 사진을 선택했다. 지니가 팔짝 뛰는 사진을 찍어보자고 하여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여행기간 동안 여러 장소에서 그런 움직임을 포착하는 사진을 많이 찍었었다. 자신이 팔짝 뛰는 모습의 사진을 제시하면서 그 이미지를 그려보라고 주문하자 즉석에서 자연스러운 동작의 스케치가 탄생했다.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위해서 수채화로 표현하였는데, 이미지를 전사하여 실물에 입혀보려 하니 색상이 흐려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 지니가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배운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다시 작업하고 낙관을 찍어 본인 작품임을 표시하고 ‘신나는 캐릭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많은 경험이 필요한 이유이다. 누적된 경험 폴더에서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끄집어낼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행복이 있을 수 있을까 싶다.

‘신나는 캐릭터’의 탄생

 

‘3% 장애인영농사업단’

 
지니가 어려서부터 즐겨보던 애니메이션 주인공의 대부분은 공주였다. 지니는 애니메이션 속 공주에 몰입해서 많은 공주를 그렸다. 그 공주들은 종이에 그려지기도 했고, 컴퓨터의 그림판을 활용하여 그려지기도 했다. 진화를 거듭하여 섬세한 모양을 손 그림으로 표현했고, 그 공주님들을 다시 일러스트 프로그램으로 변환하여 표현하기도 하였다. 손 그림으로 그려진 공주들과 일러스트로 변화된 공주들은 문구사에 가서 비닐 코팅을 해서 들고 다녔는데, 예쁘다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뿌듯해했다. 며칠에 걸려 밤을 새우기도 해서 완성한 작품들을 나눠주는 것을 보고 일러스트 파일로 만들어져 출력이 가능한 작품의 경우는 상관없지만, 하나밖에 없는 손 그림은 가능하면 보관해 두는 것이 어떻겠냐고 설득했다.

화실 선생님은 지니 그림의 폭을 넓혀보고자 유화를 시작하며 서서히 다른 대상으로 유도하려 했지만, 그 지독한 공주 사랑을 인정하고 2014년 전시작품에서도 유화작품에 공주 캐릭터를 끼워 넣는 콜라보 작품을 시도했다. 화실 선생님은 지니의 관심을 돌려 보고자 다른 주제의 그림을 여러 번 시도했지만, 캐릭터를 그릴 때만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시고 결국 여러 스타일의 쇼핑백에 더욱더 진화한 캐릭터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타협하였다. 지니는 자기만의 세계가 있었다.

지니는 인터넷으로 방영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마니아이다. 초창기 애니메이션 공주들과 만화 속 주인공들이 어울려 캐릭터의 모습들이 변화하고 있다. 자막을 찾아서 보는 일본 애니메이션에 심취해서 일상적인 일본말은 자연스럽게 들을 수도 있고 말하기도 한다. 학교 교육과정 중 일본어 수업을 영어수업보다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캐릭터와 유화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캐릭터와 유화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캐릭터와 유화의 콜라보레이션 작품
공주 캐릭터들의 진화

정은미 교육학 교수 한국장애인가족문화연구소장  jem91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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