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사찰음식

[강원종합복지신문 김재봉 기자] 오신채(五辛菜)를 사용하지 않는 사찰음식이 건강식단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오신채는 ‘마늘, 부추, 파, 달래, 흥거’로 종교적인 이유보다는 신체적인 측면 때문에 사찰음식에 들어가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자극이 강한 오신채를 날것으로 먹으면 화를 잘 내게 되고, 익혀서 먹으면 음란한 마음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어 스님들이 수행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한다.

오신채에 속하는 다섯가지 식물은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율장에서 오신채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어 공양하면 입 주위에 귀신이 달라붙는다고 하여 수능엄경과 범망경에서도 오신채를 금기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성(性)에너지를 생명 에너지와 밀접한 것으로 여기면서 발산해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저장하는 것을 중시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여긴다. 이 때문에 오신채에 속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발생되는 에너지를 순수하지 못한 기운으로 보고 있다.

불교에서 오신채를 금하게 된 시기는 1세기 전후로 보고 있다. 스님들이 산속이나 동굴에서 살면서 탁발을 할 때는 하루 한 끼만 먹었기 때문에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님들이 소식(素食-흰 음식 위주)을 하게 되고, 이후 대승불교가 대두되면서 우유를 제외한 모든 동물성 식품, 술과 함께 오신채를 금하게 됐다고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사찰음식의 양념은 주로 자연에서 얻는 재료로 만든다. 짠 맛은 장으로, 단 맛은 꿀이나 홍시로 낸다. 이러한 사찰음식은 고려시대 전성기를 맞이한다. 임금도 일반음식이 아닌, 사찰음식을 먹기도 했다. 사찰마다 소문난 맛 솜씨가 있는 사찰음식은 사실 화려했다.

지리산 대원사는 초피잎장아찌와 머위장아찌, 문경 김룡사는 가죽장아찌 등이 유명하다. 채식위주의 메뉴와 저염, 저당, 저지방의 담백한 풍미는 사찰음식이 가지는 수수한 매력이며 강점이다.

복잡한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사찰음식이 웰빙음식(Well-being Food)으로 그 이름을 당당하게 올리고 있다.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사찰음식은 심신을 정화하고 우리 몸에 자극적이지 않으며,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좋다.

또한 들과 산속에서 재료를 구하기 때문에 다양한 약용식물이 반찬으로 사용된다. 이는 심혈관질환, 암, 고혈압, 당뇨와 같은 성인병 예방과 각종 만성질환에도 큰 도움을 준다. 특히 화학조미료가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현대인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건강식이다.

고기 대신 밭에서 자라는 고기인 콩으로 단백질 섭취를 하는 사찰음식의 화룡정점은 연잎밥이다. 불교를 상징하는 연잎에 밥을 지은 것은 연잎이 쉽게 상하지 않게 하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김재봉 기자  kimjaib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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