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보다보면 지시에 따라 물건을 척척 찾아오는 개들을 종종 보게 된다.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는 개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리수거하는 개의 모습도 보게 된다. 놀라움에 감탄과 저런 개가 집에 한 마리 있었으면 하는 부러움이 있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우리가 접하는 개의 모습은 문제견만 아니길 바랄뿐이다.

문제견과 천재견의 구분은 인간사회에 얼마나 적응해 있는지에 의해 판가름 된다고 본다. 공동주택이 일반화 되어버린 인간사회의 구조 속에 개들 또한 사회화라는 교육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개들에 대한 교육이 지금에서 요구되어진 것은 아니다. 과거 개들이 인간과 함께 해온 긴 역사를 살펴보면, 개들은 사람의 필요에 의해 길들여져 왔다. 사냥을 위해 사나워져야 했고, 집을 지키기 위해 작은 소리에도 우렁차게 짖도록 훈련받아왔다. 반면, 현대 사회에서는 사냥이나 양치는 일을 위해 훈련되어진 개들은 극히 드물게 되었다. 집 또한 무인경비시스템이 자리를 하면서 개들은 인간사회 속에서 역할을 잃고 훈련이나 교육 또한 사라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존재의 가치가 사라졌다 보여지진 않는다. 숫자적으로 반려견이 늘어났음은 현대 사회에도 개들의 존재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개들은 인간에게 위안을 주며 인간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존재로 동등한 생명체라는 의식을 우리사회에 일깨워 주는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존재의 역할이 바뀐 만큼 적합한 교육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 바로 사회화 교육이며, 이 사회화 교육이 문제견의 근본적인 해결점이다.

사회화 교육의 근본 이론은 쉽게 설명될 수 있다. 반려견이 인간과 함께 살고 있기에 인간사회구조에서 형성된 교육과 일정부분 같다. 사회화 교육의 몇 가지를 보면, 한 보호자와의 집착적인 관계형성은 분리불안이라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여기에는 나만 좋아해 주고 따르길 바라는 사람의 욕심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분리불안은 반려견 뿐만 아니라 함께 사는 사람들 모두 불편을 겪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사회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반려견이 혼자 집중해서 놀 수 있는 놀이들을 교육하며, 자신만의 공간도 확보해 줘야함을 보호자에게 알려준다. 개들의 경우, 생후 3개월부터 6개월 이내에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좋다. 중학생 사춘기 자녀들이 자신만의 방이나 공간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된다. 개들의 경우 빠르면 6개월령부터 10개월령 이내에 첫발정이 오는 사춘기 시기다. 자신의 공간에서 스스로 집중해서 놀 수 있는 반려견은 절대 분리분안을 겪지 않는다. 사회화 교육에는 반려동물과 소통의 방법을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

10년 이상 함께 지내온 반려견들은 보호자의 말을 이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언어보다는 무언의 교감이 성공확률이 높다. 강의를 다니며 접한 사례들을 보면 반려견 교육의 실패가 보호자의 언어사용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보호자가 말로 의사를 전달하면 당연히 반려견은 언어를 이해하지 못 한다. 그럼에도 사람은 말로서 의사가 전달되었다고 생각하여 반려견이 기대되는 행동을 하길 기대한다. 그 기대가 기다려주지 못하고 사람이 먼저 포기하게 만든다. 이런 부분에서 언어 장애인분들이 반려동물 교육에 재능을 보일 수 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의사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반려견이 이해할 수 있는 충분히 기다람의 시간을 받아들인다. 눈빛, 표정, 행동으로 표현하는 무언의 언어는 거짓이 없고 진솔하기 때문에 언어보다 이해가 더욱 빠르다.

첫걸음은 ‘YES'와 ’NO'부터 보호자와 반려견사이의 의사소통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언어를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예’와 ‘아니요’인 것과 같다. 의사소통에는 보호자의 의사전달뿐 아니라 반려견의 의사가 보호자에게 전달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즉, 반려견의 ‘예’와 ‘아니요’의 의사표현도 보호자가 이해되어졌다는 사실을 반려견에게 알려 줘야한다. 양방향의 의사소통이 없다면 반려견은 마지막 표현으로 무는 것을 ‘아니요’의 표현으로 선택하게 될 것이다. 즉, 무는 개는 우리가 그의 의사표현을 무시해 왔기 때문에 나타나는 당연한 결과라 본다.


유주용
춘천 수존동물병원 원장
강원도수의사회 이사, 동물복지위원장
대한수의사회 동몰보호강사
(사)한국동물복지표준협회 강원지부장
강원반려동물문화센터 대표

서영석 기자  webmaster@gwelf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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