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송석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강원종합복지신문 김송석 교수]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 정부가 출범하면서 내건 국민행복 10대 공약 중 필자의 눈에 제일 먼저 꽂힌 것이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이라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곧 평생복지차원에서 수요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속내를 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70년대 후반의 우리나라 사회복지서비스는 전통적인 경제적/구빈적(빈민구제)복지와 시설 중심적 복지(수용보호)로 국가(관)주도의 차별적(선별, 제한, 특수한 서비스)복지가 주류를 이루어 이른바 공급자중심의 서비스였기에 오늘날처럼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한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불리한 위치에 있거나 취약한 계층에게 도움을 주는 사회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사회복지 제 영역 중 가장 중요한 활동현장 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복지 변화의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채 예산부족의 이유를 내세우는 현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산문제는 인력수급문제를 인력수급문제는 프로그램 부재문제를 프로그램 부재문제는 수요자의 참여빈곤문제를 수요자의 참여빈곤문제는 다시 사회복지문제로 되돌아오는 공전의 연속일수 밖에 없다.

사회복지 속에 장애인복지가 속해 있고 장애인복지속에 특수교육이 속해 있음이 분명한데 그 동안 특수교육전공자들의 입장에서 사회복지는 그리 큰 관심사가 된 것 같지 않다. 그러했기에 평생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평생교육시대에 여전히 학령기중심교육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일예가 될 수 있다. 학령기중심 특수교육의 한계 극복을 위한 시대적 요청은 이미 시작되었다.

장애인들의 학령기(유치, 초, 중, 고, 대학)이후 삶을 위한 국가 및 사회적 관심고조에 따른 장애인평생교육기관 설치 ‧ 운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장되고 있고, 장애당사자 ‧ 가족 ‧ 특수교육 및 장애인복지관련 종사자들의 평생교육과정설치 및 운영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장애인의 학령기 이후 자택과 기숙시설수용의 한계극복 및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현실적 방안모색 대두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제 특수교육은 장애영역별 가르치는 일을 이론화하는 전통적 교육학 방식에서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주목하는 평생교육학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즉. 단순한 형이상학이나 진리체계의 추구에서 벗어나 삶과 관련된 창의도모의 실체가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장애는 치료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관리해야할 조건으로 이해되고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탈 권위, 탈 복잡, 탈지식의 컨텐츠로 치닫는 시대이긴 해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개개인의 삶 살이 그 자체다. 개개인의 삶 살이 들이 모여 문화가 된다. 그래서 사회복지 또한 문화일수 밖에 없다.

문화란 인간학습의 소산으로 이념, 가치, 신앙, 집단이나 사회생활을 통제하는 행동규범이며, 인간이 창조한 삶의 흔적이다. 문화는 공유하고 있는 생활양식이고 사회적 유산이며 하나의 복합체로서 신념, 예술, 전통, 지식, 신앙, 도덕, 법률제도의 통합적 전체이다. 정리하면 문화는 인간 삶의 다양성에 근거하여 인류의 창조적 표현들과 경험들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으며 삶을 구가하되 좀 더 사람답게 살려는 노력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작금의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하는 것은 문화생활의 기대 충족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문화권이라는 용어가 현대유럽을 중심으로 생존권이나 참정권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기본권 중의 하나로 인정하자는 구체적 노력이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과거 경제적 빈곤에 의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힘을 조직하여 복지사회 실현을 위한 제도 개선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문화적 불평들을 해소하는 것이 국가의 사회적 역할로 변화되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문화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을 지원하는 노력은 현실적인 복지국가건설에 직접적 과제가 될 것이다.

상대성과 다원성을 강조하는 21세기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의 유입은 장애인에 대한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나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인간은 저마다 다른 개체적 존재로서 동등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게 되었다. 이는 장애인이 되게 만드는 법적인 환경에 의한 수단적 의미일 뿐이지 본질적으로 장애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목적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해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인간이란 존재를 시간, 공간, 인간 관계론적 존재로써 인식하는 동양의 도가와 유가의 사상과 유사하다. 다시 말해 장애를 고정된 실체로서가 아니라 늘 변화하는 인간 삶의 과정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전원적(全元的), 상보적(相補的) 인간관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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