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종합복지신문 이윤선 사회복지사] 장애인이 일을 하고 직업 생활에 참여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선 장애인이 일을 하고 직업 생활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흔하게 인식되는 부분이 아닌 듯 합니다.

장애가 있으면 복지관에 다닌다든가 병원에 다닌다든가 하는 생각이 더욱 일반적이라서 직장에 다닌다고 하면 ‘아 그래요?’ 첫 번째 반응은 놀라움입니다. 장애인이 취업하기 힘든 현실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장애인을 삶의 주체로 바라보기 보다는 보호와 도움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부분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직장에 출근을 하면서 처음에는 아파트 이웃 사람들이 볼 때마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어디를 가냐며 묻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비장애인이라면 그 시간에 나간다는 건 당연히 출근을 한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저와 같이 그냥 보기에도 힘들어 보이는 중증의 장애인은 감히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할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몇 달간 어디를 가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 주어서 이제는 모두가 다 알고 제가 아침 일찍 나가는 것에 대해서 궁금하게 생각하는 이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저로 인해 그분들의 장애 인식이 조금은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보여주는 것 자체가 무척 중요합니다.

뉴스나 신문 기사에서 가끔씩 ‘장애를 극복한 사람’이라고 미담 사례가 나오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장애 극복’이라는 단어에 장애의 잘못된 인식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장애를 현실적으로 극복할 수가 있을까요?

장애가 극복되었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의학적으로 장애의 상태가 정상적으로 회복되었다든가,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이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상황을 이야기할 수가 있습니다. 혹은 장애가 있어도 사회적 제약이 아무것도 없어 비장애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게 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저와 같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경우 계단이 모두 없어지고 편의 시설도 잘 갖추어져 어디든 불편 없이 갈 수가 있고 생활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비로소 장애극복이라는 표현을 쓸 수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장애가 있음에도 너무나도 열심히 살고 훌륭한 사람이 되고 그래서 사회의 모범이 되는 많은 분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활동을 하고 있겠지만 그것이 장애 극복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멋진 삶을 만들어가는 장애인’ 혹은 ‘사회의 모범이 되는 장애인’, ‘열심히 살아가는 장애인’ 이렇게 표현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애는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꼭 극복해야 하는 부분도 아닙니다. 단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뿐입니다.

지금도 각자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꿈을 이루어 가는 많은 친구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하며 여러 가지 불편함으로 인해 힘들 때가 아주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편집팀  webmaster@gwelfare.co.kr

<저작권자 © 강원종합복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