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늘날 사회는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소득수준의 향상과 여가시간의 증가와 같은 삶의 여건변화를 가져오게 하여 인간의 문화적 삶에 대한 욕구가 더욱 커지게 하고 있다. 문화는 단순히 놀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생산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문화가 삶의 질 향상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공통된 견해가 되고 있다. 문화생활은 더 이상 남는 시간에 여가활용을 위한 개념이 아니고 개개인 창조적 능력을 기르고 삶을 풍부하게 하며 그를 바탕으로 새롭게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수단적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인간의 복지가 물질적 측면만이 아니라 정신적 측면까지 고려한 삶의 풍요로움을 지향해야 할 필요와 여가문화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 등 문화적 인식 제고가 선행되어야 할 것을 강조한 점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삶의 질 개념은 장애인 복지정책의 실효성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실천 방향과 결과를 시사해 주는 큰 개념이다. 특히 장애인의 여가문화 활동 참여기회확대는 이와 같은 삶의 질 개념 속에 포함되는 중요한 개념이므로 우리의 현실에 알맞게 연구·검토하여 활용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적당한 취미와 오락기회로서 밀도 있는 사회적 관계는 모든 사람에게 활력을 주고 풍요로운 삶을 향유할 수 있게 해준다.

단순한 여가활동에 참여하더라도 즐거움, 성취감, 만족감, 창의력, 행복, 자신감 등의 바람직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가치로운 여가활동은 사회적인 보상을 바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삶에 대한 긍정적인 동기를 부여해 주는 인격성장 활동으로서 문화적 요소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장애인은 여가문화 활동을 통해 삶의 즐거움, 만족감 등을 경험할 기회가 적은 현실이다.

장애인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의 시작은 1970년대 이후 장애인의 탈 시설화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애인 삶의 질은 주관적 차원과 객관적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주관적 척도는 삶의 만족도와 심리적 안녕을 포함하고, 객관적 척도는 성숙과 숙달, 건강, 경제적 안정성, 환경의 질을 포함하게 된다. 나아가 보다 긍정적인 삶의 질이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가정이나, 직장,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짐과 동시에 이러한 기회가 자기 자신의 요구와 부합될 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삶의 질에 접근하는 유형은 크게 세 가지가 논의되고 있는데, 국가나 국민전체를 대상으로 한 삶의 질, 보건관련 삶의 질, 개인의 전반적인 삶을 개선하기 위한 삶의 질로 구분할 수 있다. 필자는 개인의 전반적인 삶을 개선하기 위한 유형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이것은 개인과 관련이 있는 전체 삶을 설명하기 위해 이용되는 유형이다. 왜냐하면 개인 삶의 모든 영역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사람이 사는 환경의 모든 부분도 영향을 주고받는 식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가정에서 모든 양상을 포함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개인적 삶의 질은 첫째, 개별적인 요소, 둘째,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요소, 마지막으로 환경이라는 측면의 요소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각 요소들은 특정의 하위영역으로 세분화되는데 예를 들면 물질적 행복은 수입, 재산, 안정적인 주거시설 등으로 나누어지며 대인관계는 가족, 친구들, 아는 사람들, 사회적 집단 소속감 등으로 세분화 될 수 있다. 이 요소들은 중복되고 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측면에서 삶의 질이 고려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체적 행복의 하위영역은 심리적 행복이나 사회적 행복과 직업과 같은 다른 요소에 영향을 준다. 이것은 장애인이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하고 얼마나 만족감을 느끼느냐에 따라 사회적, 육체적 행복에 영향을 주게 된다. 더 나아가 육체적 레크리에이션 활동은 정서적 행복과 작업습관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즉, 삶의 모든 영역과 범주에서 개인을 보아야할 것이다.

삶의 질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사고는 삶의 질을 추구할 권리가 모든 사람에게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복잡한 과정이며 인간생활의 모든 양상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그것을 좀 더 쉽게 이해시키고 이용할 수 있도록 단순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접근은 그들이 가장 완전하고 가능한 범위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방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필요가 있다. 삶의 질 추구를 위한 개별적 접근방식은 장애인 여가문화 활동이 궁극적으로 문화적 차원으로 승화될 수 있는 기초선으로서 개체적 존재 생명력의 가치를 지원하는 중요한 시사점을 지니고 있다. 즉 삶의 질이 모든 사람에게 유사한 과정을 제시하더라도 이러한 유사성은 개인이 선택하거나 그의 독특한 욕구에 반응할 때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삶의 질은 개인적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광의의 개인차는 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속성사이에 독특한 상호반응이므로, 이것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중재하는 것이 핵심이 되기에 그들의 다양한 특성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은 재활의 실천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즉, 병원이나 시설중심의 단기프로그램에서 지역사회의 장기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적 환경에 접근을 시도하면서 한 기관의 가능한 서비스 영역의 제한성을 벗어나 클라이언트의 욕구에 따른 기관과 기관의 상호협력서비스를 강화시키려는 새로운 차원의 재활경향을 지적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볼 때,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사회통합은 평등의 기초 위에서 사회적·문화적 활동에 참여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것은 중도·중복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도 지역사회에 속하며 지역사회의 다양한 공간, 작업환경, 이웃으로 통합되어져야하며 특히 예술·문화영역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는 장애인이 지역사회 내에 속하면서 다른 사람과 동일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을 표현하고 자연스럽게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여가·문화 활동 공간의 확대로서 의미가 있다. 미국, 캐나다, 일본의 장애인복지정책의 경향도 장애성인으로서 독립생활을 위해 직업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여주는 다양한 여가, 레크리에이션, 지역사회활동을 보장하며 정부기관의 공적자금을 통해 이를 지원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명문화 된 채 장애인의 이상적인 사회참여나 사회통합을 위해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여가문화 활동에 있어서도 제약이나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관념화 수준의 법 제정에 머물지 않고, 그들이 생활 속에서 원하는 다양한 여가문화 활동에 참여하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확대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장애인여가문화 활동의 문화적 가치가 장애가 있는 개개인의 삶에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현실은 그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생소하게 여기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여가문화 활동을 경제적이고 물질적인 삶에 부수적인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적 인식과 장애인에 대한 몰이해 때문일 수도 있다.

김송석 교수  gwelfar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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