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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석 칼럼] 문화와 장애인김송석 단국대학교 초빙교수
   
 

[강원종합복지신문 편집팀] 문화란 인간학습의 소산으로 이념, 가치, 신앙, 집단이나 사회생활을 통제하는 행동규범이며, 인간이 창조한 삶의 흔적이다. 문화는 공유하고 있는 생활양식이고 사회적 유산이며 하나의 복합체로서 신념, 예술, 전통, 지식, 신앙, 도덕, 법률제도의 통합적 전체이며, 문화는 모든 인간이 겪는 직접적이고도 개인적인 경험이고, 개개인 모두 문화를 통해 그들이 속한 사회에 융합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는 주거문화, 여가문화, 생활문화, 성문화, 교육문화, 종교문화, 음식문화, 거리문화 등 삶의 전 영역·공간을 의미하며, 대중문화, 하위문화, 저항문화 등 계층의 특성이 가미된 것을 의미하며, 문화교육시설에서 행해지는 각종 예술·교양·취미 강좌나 교육활동을 의미하며, 영화, 콘서트, 여행, 음반, 책 등 유형무형의 상품, 즉, 문화산업이라고 지칭할 수 있듯이 매우 광범위한 단어이다.

이런 맥락에서 문화는 정신에 의한 산물이며, 유형·무형으로서 의미, 표현 활동과 같은 상징성을 품고 있다. 그것은 철학, 종교, 과학, 예술 등 민족이 만들어낸 최고의 정신적 소산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상징적인 개개의 특유한 문화는 자연의 토대 위에 생성되는 지리적·역사적·민족적·사회적인 성향에 의하여 인간과 문명과의 관계에서 형성되고 창출되어 개개의 생활양식으로 고유한 속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문화생활에 대한 참여는 1976년 11월 나이로비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19차 회의에서 채택된 적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여기서 문화생활에 참여는 흔히 문학과 예술로 분류되는 고급문화의 영역은 물론 일상생활의 문화생활을 의미하는 생활문화 그리고 나아가 대중문화까지를 포함한다. 이런 관점에서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하는 것은 앞으로 문화가 우리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이미 유네스코에서 인정한 문화권이라는 용어가 현대유럽을 중심으로 생존권이나 참정권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기본권 중의 하나로 인정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오늘날 인간의 삶은 이런 문화욕구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의미 없는 삶이 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문화권에 대한 법적 근거로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은 인간이 문화를 향유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문화에 대한 권리는 보통 두 가지로 표현하는데 하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이고, 다른 하나는 여러 가지 장애요인으로 인해 평균적인 문화적 향유를 누리지 못할 때 국가나 사회가 개입하여 도와주는 사회적 문화권리 개념이다. 우리 사회는 전자는 자주 거론되고 있는 분야이나 후자에 대한 권리는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지 못하다. 장애인 역시 문화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하는 권리로서 인정돼야 한다.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실천 지향적 담론이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은 더 이상 장애라는 굴레에 갇혀 지내는 수동적인 삶이 아니라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본인 스스로 극복하려는 능동적 대처를 통해 자신의 삶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다.

과거와는 달리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물리적 장애 제거가 요구되면서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활동에 대한 기회와 폭이 점차 넓어져가고 있다. 이와 같이 바람직한 변화는 이원적 개념의 인간관으로서 장애인이 아니라 독특한 개성을 지닌 하나의 개인이 됨을 의미하는데, 이를 좀 더 발전시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문화를 구성하는 배경과 특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 문화는 장애인 사이에서 통하는 은어나 농담에서부터 장애인의 공통관심사나 장애인의 놀이, 학습, 여가 그리고 장애유형이나 정도별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체장애인의 문화가 다르고, 청각장애인의 문화가 다르며, 시각장애인의 문화가 다르다면 정신지체인의 문화도 다르고 자폐성 장애인의 문화 또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가활동에 있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이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것을 즐긴다면, 청각장애인은 당구, 볼링 등과 같은 능동적이며 활동적인 여가활동을 더 많이 즐기고 정신지체인은 TV 시청 같은 수동적이며 실내위주의 여가활동을 선호하고 즐긴다. 이러한 장애인의 문화는 다시 장애인의 주거문화, 장애인의 여가문화 등으로 세분화 해 볼 수 있다.

장애인 문화의 또 하나의 축은 문화생활이라는 측면이다. 문화는 바로 자기가치를 발현하고 자아성취를 하여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 이제는 문화생활에 얼마나 자주 참여하고 즐기는가, 문화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얼마나 발현하며, 자아성취의 만족감을 얼마나 느끼는가 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의 기준이 되고 있다. 이때의 문화생활이란 학습본능을 통해 습득된 놀이, 오락, 게임, 레저, 예술, 스포츠, 레포츠 등의 여가활동을 의미하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대부분의 장애인은 문화생활에서 크게 소외되어 있다는 공통적 상실감을 지닌다.

역사적으로 적자생존의 우생학적 가치관은 장애인을 열등한 존재로 규정하였으며, 사회병리 현상의 하나로 간주해왔다. 이러한 가치관을 학습한 사람들은 장애인을 ‘장애’로 여겨 회피하거나 격리시켜 왔다. 이로 인해 가족구성원 중에 누군가 장애를 겪게 되면 그것은 슬픔과 고통의 원천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즉 저마다 조금씩 다른 상황조건과 불리함으로 비롯된 장애인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권리적 존재 대상에서 상당기간 제외됨으로 인해 문화적 장애는 자연스러운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문화는 인간 삶의 다양성에 근거하여 인류의 창조적 표현들과 경험들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으며 삶을 구가하되 좀 더 사람답게 살려는 노력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문화생활의 향유는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권리이자 행복추구의 구체적 실천사례가 된다.

김송석 교수  gwelfare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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